목록꽃이야기/2020 (55)
봄꽃 3총사를 꼽으라면... 노루귀, 복수초, 변산바람꽃을 꼽고 싶다. 저 남쪽 제주에서부터 여수 항일함을 거쳐, 서울 수리산까지... 성급한 봄을 기다리며 한겨울을 지난다.
보이는대로 캐가는 나쁜 손길들 때문에... 어렵게 자생지 확인하고도 쉬~쉬~해도 2~3년 후면 사라지는 운명을 가진 친구들... 이 친구들도 이제 그 자리에선 볼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이 친구를 만나러 먼길을 달렸다. 임도를 따라 오르던 차량은 얼음길에 빙그르르~멈추고 차를 내버려둔채 산길을 올라 만난 친구ᆢ 한두송이 내리던 눈송이는 세찬 산골바람에 실려 내 두뺨에 세차게 환영의 손짓을 한다. 혹독한 추억은 언제나 그립다.
꽃쟁이들에게 12월은 꽃궁기다. 그 와중에도 동해시의 복수초는 12월말경에는 노오란 꽃을 피우고 제주 산방산의 수선화는 12월말부터 1월에 하이얀 미소를 꽃쟁이들에게 지어보낸다. 1월 중순이면.. 제주의 곶자왈에는 짙은 백서향의 향기가 숲을 가득 메운다. 꽃자리에서 100여미터가 떨어진 숲길에서도 바람따라 그 향기가 다가온다. 벌써 성급한 봄을 기다려 본다.
이 친구들 = (노란색) 참나리와 (노란색)땅나리 만나려고... 서울에서 밤 12시에 5시간을 달려 항구(암태 남강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서 다시 배를 1시간 타 비금도에 입도... 산과들을 2시간 가까이 걸어 생고생을 했다. 그래서, 추억을 먹고 산다.
둘째딸이랑 제주여행을 갔다. 하루에 한번은 아빠가 좋아하는 야생화 구경을 하고.. 나머지 일정은 딸아이가 원하는 곳으로 운전기사를 자청했다. 너무너무 행복한 순간... 아마도 내품에 있는 자녀들의 모습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인지.. 저 시간의 추억은 비단에 한땀한땀 수놓은 꿈결같은 고마움이다. 항상 사랑하고 항상 응원한단다...^^
가을은 저만치 보이나 싶더니... 가을인 저만치 멀어져 간다. 사랑은 설레임인가 싶더니, 어느새 그리움으로 떠나간다. 화무십일홍~!!! 가슴에 남은 그 작은 울림으로 우린 살아간다.
2020. 10월말 6남매(2남 4녀)중 막내인 나랑 가장 가까운 바로위 누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ㅜㅜ 2년전, 췌장암 1기 진단(천운이었다. 이시기에 발견한다는 건..)을 받고... 수술을 시행후, 주기적인 검진을 거쳐 1년후 완치라는 판정을 받았다.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월마다 검진을 받았는데... 2020. 10월 암재발하여 췌장암 말기로 항암치료, 이식수술조차도 불가능하다는 ㅠㅠ 의료진의 실수가 아닐까라는 강한 의심이 들었으나, 항의할 기회조차 없이 전과... 의사선생님은 2개월후 다시와란 말씀과 함께 언제든지 심해지면 내원하라. 누난 조용한 마무리를 원했고, 제주의 한 농원에 집을 구하고 여행을 하고, 인생의 마무리를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 6남매는 길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