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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ᆢ 섬이다ᆢ 섬이란 외로움을 벗어나려 발버둥 친들ᆢ 찰나의 연줄일 뿐ᆢ 가는ᆢ 오는ᆢ 물결대로 받아들이고ᆢ 바람따라 내어주고ᆢ 꽃길을 걷다가 바라본 바다ᆢ 사람은 커녕 바다새조차 살지 않을 듯한ᆢ 바위섬을 한동안 바라보았다ᆢ 나를 보았다ᆢ
겨울길일까? 봄길일까? 지금 걷고 있는 길은 겨울길이지만ᆢ 내가 걷어가고자 하는 길은 봄길ᆢ 오늘은 ᆢ 내일을 향한 길이라고 ᆢ 숲길을 걸었지요ᆢ 추억이 가득한 길이지요ᆢ 언제든지 달려가고픈 길입니다ᆢ 저 동토 아래에서는ᆢ 수많은 봄기운들이 꿈들대고 있겠지요ᆢ 그래서 ᆢ 저는 봄을 품은 겨울길ᆢ 아니 봄길을 걷고 왔습니다ᆢ 추억을 걷는다는 것 또한ᆢ 과거에 헤매이는 것이 아니라ᆢ 미래를 향한 현재의 나를 투영하는ᆢ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ᆢ
뜬금 없이ᆢ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ᆢ 떠나라ᆢ 6번 국도를 따라 가면ᆢ 그 고개를 넘어 가면 ᆢ 바다가 있다ᆢ 추억이 있다ᆢ 우리가 있다ᆢ
아마도 ᆢ 입사후 2~3년 후에 담긴 빛바랜 사진 한장ᆢ 25년 동안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ᆢ 지난 주 정년퇴직하신 선배님이ᆢ 책상서랍 정리하시며 보여주신ᆢ 사진 한장ᆢ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ᆢ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ᆢ 여기에는 가슴찡한 느낌이 가득했다ᆢ 11명ᆢ 이 사진 중, 7명은 이미 퇴직을 했거나ᆢ 이미 하나님 품으로 가시기도ᆢ 어떤 의미로 가슴에 남아 있든ᆢ 내게는 소중한 인연이고ᆢ 내가 또 기억될 미래이기도 하다ᆢ 지금 나에게 ᆢ 주어진 인연에 충실하고ᆢ 또 사랑해야 함을~~
언제인지 모를 아침길ᆢ 얼어붙은 우포늪에는 긴여정을 떠날ᆢ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흩날리고ᆢ 겨울속살 아래에서는ᆢ 연분홍빛 자운영의 여리고 힘찬ᆢ 몸짓이 시작된다ᆢ 어제 누군가 그렇게 그리워 했을ᆢ 오늘 이 아침ᆢ 자운영 가득한 봄길을 생각하며ᆢ 겨울길 아침의 마지막을 시작해 본다ᆢ 행복한 금요일 되시길..
아침ᆢ 언제나 설레이기는 쉽지 않다ᆢ 수레바퀴처럼 돌아가는ᆢ 하지만ᆢ 새날임을 깨닫지 못할 뿐ᆢ 나에게 주어진 덤과 같은ᆢ 선물과 같은 하루ᆢ 오늘도 감사의 마음으로 ᆢ 두물머리의 어느 가을 아침ᆢ